제32차 KBCH 포럼 세미나 개최
기후 위기, 코로나19 장기화, 국제 분쟁 속 식량 위기와 GMO를 말하다
글. 표수재(예송미디어)
사진. 전예영(예송미디어)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KBCH)는 11월 9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제32차 KBCH 포럼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기후 위기, 감염병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곡물 수급 변화와 가격 변동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국내 식량 수급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있는 상황을 반영하여 글로벌 식량 위기 대응을 위한 식량안보 방안과 GMO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였다.
GM 작물, 식량 위기의 해결책이 될 것인가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김기철 센터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까지 총 31번의 LMO 포럼 세미나를 개최하였으며, 올해부터는 KBCH 포럼 세미나로 명칭을 바꾸고 바이오 신기술 관련 주제까지 확장시키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하며 세미나의 시작을 알렸다.
세미나 1부에서는 농정연구센터 장민기 소장이 ‘글로벌 식량 이슈와 한국의 식량문제’에 대해 가치사슬 관점에서 주제 발표했다. 장 소장은 식량 자체의 이슈에 집중하여 조명하겠다고 범위를 지정한 다음 국제적인 식량 가격과 소비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육류, 소프트드링크, 주류, 담배 등 기호식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식량은 식량 자체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으로 파생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옥수수는 실제 간식으로 섭취하는 양보다 공업용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서 쌀, 콩, 밀 등 국내 주요 곡물의 가치사슬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곡물산업의 현재를 보여주었다.
장민기 소장은 “식량은 복합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국내의 자급력 확보와 함께 먹거리 가치사슬 연계의 건강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다음으로 한국식물생명공학정보원 박희영 대표는 ‘식량 위기 대응을 위한 GMO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발표하였다. 박 대표는 “전 세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것과 기후가 계속 변화하는 것”은 물론 “단기적으로는 감염병과 국제전쟁 문제로 인해 식량 위기임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근거로 ‘어떻게 식품이 공급되는가’, ‘식품 공급이 안정적인가’, ‘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가’, ‘식품 이용이 적절하게 유지되는가’에 대해 분석했다. 또한 GM 작물은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라면서 현재의 재배 현황과 가격, 공헌도 등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보여주었다. 박희영 대표는 이제 “식량 위기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GM 작물은 피할 수 없다”면서 GM작물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재)숲과 나눔 풀씨행동연구소 최준호 소장은 ‘GMO 대신 식량 위기를 극복하는 시민들의 대안’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최 소장은 환경운동가 입장에서 “GMO를 불안하게 생각한다고 전제”하며 “그래도 다양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갖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발표를 시작했다. “유전적 다양성, 종 다양성, 생태계 다양성 세 가지 측면에서 생물다양성을 말한다.”며 “이를 가장 위협하는 요인은 기후변화, 오염, 외래종과 질병, 서식지 훼손, 착취(남획)”를 꼽았다. 그리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진행 중인 생물다양성 보전 전략을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GMO는 피할 수 없고, 이미 일상화된 것”이라도 “생산량의 증가와 농약 사용의 감소에 정말 좋은 영향을 끼쳤는지 실제 수치를 확인하고 다른 대안은 없는지도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GMO보다 다양한 대안 고민 필요
2부 종합토의에서는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김기철 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한국식품정보신문 김현옥 대표이사,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류태훈 생물안전성과장,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임준형 사무국장이 패널로 참여하여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에 앞서 김현옥 대표이사는 40여 년 동안 식품유통 분야를 취재해 오며 우리나라에서는 GMO가 필요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전제한 뒤 “최근에는 슬로푸드를 알게 되며 GMO의 안전성 여부를 떠나서 생물다양성과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non-GMO을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산업계는 다양한 대안에 대해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 과정에서 지혜로운 대처방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류태훈 과장은 “지금만큼 식량 위기 또는 식량 안보가 문제된 적이 없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는 그 위기감을 못 느꼈다”는 현실을 직시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라며 “식량 수요는 곧 인구와 산업과 연관이 있고, 이를 해결하는 게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결국 “생명공학분야에서 필요한 것은 최소한의 자립기반, 수출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위기를 대비하고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는 자주적 생산 기반과 자급력 확보는 생존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임준형 사무국장은 “한국사회는 농업인구가 현저히 줄었고, 식량자급률도 낮은 상황”이라며 “최근 밥값이 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생산성 향상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며 “자연기반 해결방식으로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도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토론 패널 외에도 청중 중에서 김일권(경북대 미생물연구소) 교수는 “GMO를 옹호하는 사람과 비판적인 사람이 동일한 데이터여도 분석하는 방법이 다른 것 같다”며 “소비자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는, 양쪽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철호(고려대) 명예교수는 “GMO에 대한 찬성론자와 반대론자가 한자리에 모여 이해를 돕게 해주는 좋은 시도인 것 같다”며 “잘못된 정보는 바로 잡고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서 소비자의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철 센터장은 “이번 포럼에서 안전성 문제, 가격 문제, 생물다양성 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GMO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한 번에 결론을 내리기보다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GMO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참석했다는 중학생의 참여 후기를 들으며 포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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